3주간의 원격 근무 경험에 대해서 - 2

지난 글에서 짧은 원격 근무를 어떻게 시작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다. 이번에는 원격 근무 경험과 느낀점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2017/02/07 - [Daily] - 3주간의 원격 근무 경험에 대해서 - 1


원격 근무 하루 일과


1분,


매일 출퇴근하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컴퓨터를 키고 VPN을 연결하면 출근 준비가 완료된다. 매일 9시쯤 일어나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아침 식사를 한 뒤 1분만에 출근을 했다. 퇴근을 할 때에도 컴퓨터방에서 컴퓨터를 끄고 거실로 나오면 자동 퇴근이 된다. 


나는 애자일 개발과 업무 투명성을 위해서라도 팀원들과 매일 일일 미팅을 진행한다. 지금은 대면 회의를 할 수 없으니 팀원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매일 10시 30분에 화상으로 일일 미팅을 하자고 부탁했다. 화상 회의를 위해서는 양단간에 노트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노트북은 카메라, 음성이 지원하기 때문에 화상회의를 하는데 최고의 도구이다.




일일 미팅은 구글 Hangout을 사용하여 회의를 진행했다. 매번 일 이야기만 하고 회의를 끝내는 것은 재미가 없어 가끔은 인자한 수염 천사로 회의를 하기도 했다. 우리 팀은 세명이다. 나는 노트북을 그리고 팀원은 노트북과 데스크탑을 활용했다. 노트북은 서로 대화를 하는데 사용했고, 데스크탑 화면으로 이슈트래커와 아사나 화면을 보면서 업무 진행사항을 서로 공유하였다.




우리는 이슈 트래커뿐만 아니라 업무 진행을 관리하기 위해 아사나를 활용한다. 아사나는 프로젝트 관리 툴이다. 대부분의 이슈 트래커의 아쉬운 점으로 이슈트래커에는 코드를 고치지 않는 일들을 등록해서 관리하기 애매한 점(수정 버전을 넣어야하 하거나)이 있어 다른 도구를 함께 활용한다.


일일 미팅 후에도 아사나를 통해서 전반적인 업무 진행 사항을 서로간 공유할 수 있었고,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Slack을 통해서 소통하였다. 급한 일이 있는 경우에는 전화가 오는 경우도 많았다. 



이렇게 오전에 업무와 일일 미팅을 하고 나서 점심을 먹었다. 외출이 어려워 대부분 집에서 식사를 했는데 가끔은 나가서 햇살을 맞으며 점심을 먹기도 했다. 유연한 업무 시간은 원격 근무의 큰 장점이다. 점심 이후에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3시까지 휴식을 하고 오후 11시까지 일을 할 때도 있었고, 간단히 10분만에 점심을 먹고 업무를 집중하여 오후 6시에 퇴근 할 때도 있었다. 


원격근무 vs 사무실

원격근무를 하면서 수요일 오후부터는 뚜렷한 업무 결과를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되면 업무 강도가 점점 강해지게 되었다.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게 되는 이유는 여러가지이지만 디버깅, 즉 삽질이 길어지거나 검토가 부족하여 업무 계획이 잘못되어진 경우를 말한다. 사무실에서 일할 때에는 얼굴을 보고 설명을 하거나 야근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겠지만 원격으로 일을 하게 되고 나서는 내가 어떻게 일을 하고 있는지 업무 강도는 어떤지 사무실에 있는 사람들은 알 수가 없다. 결과를 보여주기 위해서 스스로 더 많은 일을 하게 되는 성향이 생긴다. 


자리에서 토론하고 있는 동료들, 다양한 백색 소음, 둘이서 열정적으로 코드 리뷰를 하고 있는 모습은 나에게 익숙한 사무실의 모습이다. 하지만 집에서 일을 하게 되면 이러한 모든 시각적, 청각적 자극들은 모두 사라진다. 놀랍게도 혼자 일을 하게 되면서 3-4시간 이상을 몰입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 동안 사무실에서는 1시간 이상 몰입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까 말했던 요인들 뿐 아니라 지나가면서 가볍게 안부를 묻거나 업무 진행 사항 확인등 다양한 인터럽트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원격 근무는 사무실에서 함께 일하는 방식의 장단점을 고민할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사무실로 출근을 하면 언제든지 팀원 그리고 부서내 동료들과 문제점에 대한 토론을 할 수 있다. 긴급한 일이 있을 때 협업을 요청하고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장점들이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다.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많지 않은 이른 아침이나 오후 8시 이후에 집중이 잘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결국 사무실 업무와 관련해서 아래와 같은 결론을 얻었다.


사무실 업무의 장점을 살리면서 인터럽트를 줄일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일을 하고 있는 동료에게 말을 걸거나 전화를 하게 되면 즉시 일을 멈추게 되고 집중력을 놓치게 된다. 우리에겐 이메일과 Slack이란 도구가 있다. 하루,이틀 정도 여유가 있다면 이메일을 보내면 되고 1-2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면 Slack 메신저를 활용하면 된다. 상대방에게 말을 걸 때에는 정말 급한 일인지 고민해보고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해서 Slack이나 이메일을 사용하면 된다. 당장 답을 들어야할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한계점

팀 일일 미팅은 화상 회의로 진행하지만, 다수가 참여하는 개발 회의나 팀장 회의는 참석할 수 없었다. 회의 참석자 모두가 화상 회의를 해야지만 가능하다. 빈 자리에 노트북을 두고 나머지는 자리에 앉아서 회의하자는 농담도 있었지만,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목소리도 안들리고 다른 사람 얼굴도 볼 수 없다. 팀 일일 미팅도 팀 전체가 화상 회의를 참석해서 가능했다. 


도메인 지식이 부족하거나 개발 스킬이 부족한 주니어 개발자에게는 원격근무는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혼자서 일을 해야 하는데 도움까지 받기 어렵다면 일을 "잘" 해내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마무리

원격 근무를 갑작스럽게 시작했지만 그래도 짧은 기간 대비 많은 것을 경험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부서 전체가 함께 했다면 어땠을까. 업무 생산성은 어떻게 변화할까. 실험해보고 싶지만 할수 없으니 한편으로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지막으로 원격 근무에 관심이 있다면 remote 책을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원격 근무를 진행할 때 충분한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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