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트(Remote)

리모트 - 10점
제이슨 프리드 & 데이빗 하이네마이어 한슨 지음, 임정민 옮김/위키미디어


    

전세값 상승이라는 큰벽을 만나게 되었다. 게다가 원격 근무의 일종인 디지털 노마드까지 알게 되어 원격 근무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아진 상태였는데 상사이자 오랜 친구인 동료가 추천을 해주어서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basecamp, campfire등의 프로젝트 관리 툴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37 signals의 제이슨 프리드, 데이빗 하이네마이어 한슨가 지은 책이다. 이 회사는 원격 근무를 지원하는 회사로도 유명하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놀라운점은 개인이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다년간의 원격 업무를 계획하고 실제로 경험한 사례를 기반으로 책을 만들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책은 나에게 개발 일에 대한 영감 뿐 아니라, 원격 근무에 대한 가이드가 되는 훌륭한 책이 되었다. 전반적으로 원격근무와 출근을 배타적으로 편가르지 않는다. 원격근무 또한 일을 해나가는 하나의 방식이라는 개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사실 단점이 있다라고 이야기를 끝내면 그것은 부정적인 면으로만 받아들여진다.


원격근무 도입은 곧 사무실이 필요 없거나, 없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모든 직원이 한곳에 모여서 일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 반드시 각자 집에서 일해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원격근무는 직원 모두가 어디에서든 최상의 컨디션으로 일하는 데 목적이 있다. 각기 다른 규모의 회사들이 다양한 형태로 원격근무를 유연하게 도입하고 있다. 


세계적 가구회사 허먼밀러의 지식디자인팀은 팀원 모두가 미국 내 10개 도시에 흩어져서 일하는 원격근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디지털커뮤니케이션 회사 젤리비전은 직원의 10%가 원격근무를 하고 있고, 20% 정도가 주중 며칠씩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나머지는 시카고 본사에서 근무한다. 

<41p>


책 진입부에는 원격근무에 대한 정의를 이야기 한게 되는데 모든 직원이 한곳에 모여서 일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잠시 책을 접고 고민에 빠졌다. 한 곳에 모여서 일을 하면서 얻게 되는 이점이 무엇일까? 


대부분 우리는 출근을 통해서 한곳에 모여 일을 하고 있다. 사무실에서 얼굴을 보며 기술 회의나 스터디를 함께 진행할 수 있다. 직접 대면하면서 회의를 진행하는 장점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디지털 시대이지만 정답이 없는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화이트 보드를 통해 흐름을 설명하거나 바디 랭귀지로 서로의 발언 타이밍을 추측하거나 눈빛으로 호소하는등 다양한 상호 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면할 수 없다고 해서 아예 회의를 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노트북과 웹미팅 서비스를 활용하면 어느정도는 진행이 가능하다. 한편 출근해서 일을 하게 되면 개발 편의를 위해 마련된 사무실의 인프라들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소소하게는 사무실에 있는 커피머신부터 사무용품까지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된다. 


그 동안은 몰랐던 사무실 업무가 주는 장점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 장점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하여 집중할 수 있게 되어 나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업무뿐 “언제 출근했나요?” 대신 “오늘 한 일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어보자. 업무 결과물에 대한 질문이 더 의미가 있다. 또 “오늘 무슨 일을 했나요?”라고 묻지 말고 “오늘 한 일을 보여주세요”라고 묻자. 그러면 관리자는 업무를 직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원래 업무 결과물이 그 사람에게 월급을 주는 이유가 아니던가? 업무 결과물과 관계없는 나머지는 무시하면 된다. 

<p104>


출퇴근 관리는 그만 관리자의 역할은 양떼를 모는 일이 아니라, 조직을 리드하고 업무를 검증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해당 업무에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직원들이 하는 일을 모르면 그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어렵다. 


… 


현명한 관리자는 출퇴근을 관리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일을 하는지는 실제 업무 결과와 거의 무관하다. 광고카피를 런던에서 썼는지, 마벨라에서 코딩을 했는지, 에드몬드에서 디자인했는지는 훌륭한 광고카피, 제대로 된 코드, 아름다운 디자인과 전혀 상관없다. 

<p176>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회의를 통해서 출퇴근 및 업무 시간보다 업무의 결과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그 사람의 실력을 가르킨다는 것에 대한 논의를 한 적이 있다. 모든 사람이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은 시간보다는 업무의 결과가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를 했다. 


하지만 함께 일하는 몇몇 사람들은 결과보다는 출퇴근 시간, 점심 시간, 자리를 얼만큼 비우는지등에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업무 결과가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한 이상한 사람은 없었지만 중요도에 대해서 차이가 있었다. 만약 원격 근무를 일부가 하게 된다면, 몇몇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책 중간 중간, 애자일에서 이야기하는 투명한 업무 공유를 엿볼수 있었다. 


모두 앞으로! 


37시그널스에는 ‘이번주에는 무슨일을 했나요?”라는 제목의 주간회의 게시판 글로 정보를 공유한다. 구성원 모두는 이번주와 다음주에 무슨일을 계획하고 있는지 몇줄로 요약해서 올린다. 이는 정확할 필요도 없고, 예측하거나 협업을 조직하는 것도 아니다. 단순히 모두가 같은 배에 타고 있다는 정도만 확인하면 된다.  


… 


사람은 누구나 동료를 실망시키지 말아야겠다는 본능이 있어서 자신의 진도가 시각적으로 보여지게 되면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  팀장보다 팀원을 속이기가 더 어렵다. 기술을 잘 모르는 프로젝트 매니저에게 개발자가 30분이면 끝날 작업을 일주일 내내 걸리는 대작업처럼 이야기하기 쉽다. 그러나 다른 개발자들에게도 이런 정보가 모두 공개되면 금방 들통 나기 마련이다.  모두가 업무 진행 상황을 공유할 때 좋은 결과가 나온다. 

<p101>


이외에도 고용, 기업문화, 원격근무 초기 도입, 원격 근무시 주의사항등 다양한 이야기를 엿볼 수 있다. 만약 개발자라면 개발 조직의 경험이 있어야 여러면에서 충분한 공감과 영감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  기업마다 사정이 있고 개성있는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내용이 정답이라고 말할 수 없다. 갑자기 내가 당장 내일부터 원격근무를 하더라도 정답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의 고민을 도와줄 든든한 멘토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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